왕이, 방중 이와야 전 일 외무상과 회담…다카이치 내각 역사 인식 우회 비판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외교부장이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및 중일한(10+3)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서울뉴스통신, 2025.07.10,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전 일본 외무상과 공식 회담을 갖고, 과거사 문제를 고리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정조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은 이와야 전 외무상과 만났다. 이와야 전 외무상은 지난 6월 별세한 고노 요헤이 전 회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이후 왕 부장이 일본 정치인과 가진 첫 공식 회담이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고노 전 회장의 유훈을 언급하며 "그는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저지른 죄행을 용기 있게 반성해 중국과 아시아 각국 국민의 존중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쿄 국제군사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 개정 80주년을 언급한 왕 부장은 "일본이 역사적 교훈을 직시하지 않고 침략 역사를 뒤집으려 하거나 전범을 옹호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함은 물론 미래 자체를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는 역사 문제와 대만 이슈에서 강경 기조를 보이는 다카이치 정부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현재 양국 관계가 엄중한 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며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를 비롯한 일본 내 식견 있는 인사들이 우호 전통을 계승해 일본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와야 전 외무상은 "고노 전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양국 관계가 중·일 4대 정치문서의 초심과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는 또한 "일본은 과거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정치인들은 국정 방향을 바르게 잡고 흔들림 없이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지난 6월로 예정됐던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의 방중 일정은 고노 전 회장의 별세로 연기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중·일 간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회동은 향후 양국 간 외교적 기류 변화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