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후 서울 아파트 매물 1.2만건 폭증… 절반이 '강남 3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7주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1만 2,000건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됐다. 사진 = 서울뉴스통신 DB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7주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1만 2000건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되면서,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 증대를 우려한 집주인들이 잇따라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정부가 초고가 및 비거주 주택을 겨냥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난달 3일 6만 4,09건에서 이날 7만 2,387건으로 1만 1978건(19.8%)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고가 단지가 밀집한 강남 3구의 매물 증가세가 서울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 기간 강남 3구 매물은 5701건(25.7%) 늘어나 서울 전체 증가분의 47.6%를 차지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27.3%로 가장 많이 늘었고, 송파구(25.5%)와 강남구(24.4%)가 뒤를 이어 모두 서울 평균 증가율(19.8%)을 웃돌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3일 종부세 과세 체계를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 및 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일부 반발을 고려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12억 원) 유지 등 일부 내용을 보완했으나, 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기조는 유지하면서 국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반면 매물 적체에도 불구하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매수세는 세제개편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집계된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의 주당 평균 신청 건수는 세제개편 전 143건에서 발표 직후 8월 첫째 주 67건으로 반토막 났다. 9월 들어 100건대를 회복했으나 9월 셋째 주 기준 134건에 그쳐 여전히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서울 전체 토지거래허가 신청 역시 세제개편 전 평균(1,288건) 대비 13.3% 적은 1,1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서 강남권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셋째 주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0.05%)와 서초구(-0.09%)는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서울 외곽 지역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되며 가격 양극화 및 '키 맞추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8월 기준 성북구가 전월 대비 1.83%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노원구(1.77%), 서대문구(1.64%), 중랑구(1.53%) 등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개편에 따른 추가 하락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 여파와 더불어 대형 정책 발표 직후에는 관망세가 짙어지기 마련"이라며 "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하위 구간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