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덴마크·그린란드, '새 안보 협정' 체결… 미 기지 확대·그린란드 자결권 재확인
8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누크 인근 풍경. 사진=신화사/서울뉴스통신, 2026.09.08,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가 북극권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신규 안보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수개월간 이어진 외교적 마찰 끝에 타결된 이번 협정으로 미군의 그린란드 내 군사 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한편, 그린란드의 주권과 자결권도 명문으로 재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3자 안보 협정에 서명했다.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서명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정은 덴마크 왕국뿐만 아니라 대서양 양안 전체의 안보를 크게 강화했다"며 "그동안 쌓였던 긴장을 해소하고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 역시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기존의 입장을 전향적으로 수정하면서 타결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 피투픽 우주군 기지(Pituffik Space Base)에서의 작전 구역을 넓히고, 나르사르수악 및 메스테르스비그 지역에 추가 방어 구역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아울러 비(非)나토 회원국의 군사적 접근과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대신 미국은 덴마크의 주권과 그린란드 주민들의 자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 현지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신의 골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의 핵심 원칙과 '레드라인'을 끝까지 지켜냈다"면서도 "오랜 기간 미국과 협력해 왔으나, 갈등을 거치며 상처받은 주민들의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짚었다. 무테 B. E. 에게데 그린란드 외교 담당 역시 "향후 새로운 군사기지 설립 시 그린란드 자치정부와의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라며 경계감을 내비쳤다.
한편, 국제사회는 이번 합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주권과 자결권을 존중한 북극 안보의 긍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으며,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북대서양 방위망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안보 협정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의회의 비인 절차를 거쳐 미국 측에 외교 문서가 전달되는 대로 최종 발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