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매매, SNS·메신저로 유통망 확장…사이트 차단 넘어 연결 경로 추적 필요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신촌의 코지컨벤션센터서 열린 '제3차 성평등 언박싱 토크'에 참석해 청년들과 함께 공공부문 채용의 성별 균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09.11 / 사진 = 성평등가족부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온라인 성매매가 특정 사이트를 넘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산하면서 대응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별 사이트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부터 접촉·거래까지 이어지는 플랫폼 간 연결 구조를 추적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성평등가족부는 18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변화하는 성매매 지형, 정책의 다음 과제'를 주제로 성매매방지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온라인 환경 변화에 따른 수사체계 개편과 피해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매매 대응정책의 변화와 효과를 분석하며 단속·수사 역량의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청 범죄통계를 분석한 결과, 성매매처벌법 위반 검거인원은 2009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장기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감소가 성매매 산업 자체의 축소를 의미하기보다는 경찰의 단속 횟수와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경찰 조직 개편에 따른 수사 전문성 약화도 문제로 지목했다.

경찰은 2004년 성매매 단속과 수사 기능을 통합했으나 2010년 직제 개정을 통해 예방·단속·수사 업무를 분리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후 실질적인 업주를 대상으로 한 수사와 통신·계좌 추적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알선업자의 개별 행위만 기소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성매매의 유통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기존 단속체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송봉규 한세대학교 교수는 온라인 매개 성매매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개별 업소나 사이트에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가 진행 중인 연구에서 성인사이트 77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광고 4만9462건 가운데 9043건(18.3%)이 외부 SNS나 메신저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성매매 광고가 특정 사이트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별 접촉과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송 교수는 수사와 분석의 대상을 개별 사이트가 아닌 플랫폼 사이의 연결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고 게시 이후 외부 SNS와 메신저를 거쳐 실제 거래에 이르는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러 성매매 알선사이트의 정보를 모아 가공한 뒤 텔레그램과 라인 등 메신저를 통해 유료회원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키스방 알리미' 사례도 소개됐다.

해당 서비스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예약과 결제, 이용 후기 등의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 교수는 특정 인터넷주소(URL)를 차단하더라도 운영자가 계정이나 초대 링크, 연락처, 메신저 등을 이용해 이용자를 다른 경로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이트 폐쇄 여부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플랫폼 간 이동 경로와 연계된 계정 등을 함께 추적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서는 현행 성매매처벌법의 전면적인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는 피해자 지원 현장의 주요 과제로 법률 개정을 제시하며,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대표발의한 성매매처벌법 전부개정안을 언급했다.

개정안은 성매수 대상자인 성매매 여성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성매수자와 알선·모집·광고 등 성산업의 운영과 확장에 관여하는 행위자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매매 관련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와 추징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한 성매수 대상자가 처벌을 우려하지 않고 범죄를 신고하거나 지원받을 수 있도록 수사·재판 과정에서 법률 조력을 제공하고 신변과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도록 규정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행 처벌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20여 년이 흐른 만큼 기존 정책의 효과를 되짚고 새로운 대응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기술과 유통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관계부처와 현장 전문가, 국제기구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수사체계 개선과 온라인 유통망 대응, 피해자 지원 강화 등의 과제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성매매 환경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