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682억 가짜 세금계산서 덮었나"… 불법퇴치본부, '수사 뭉개기' 임광현 국세청장 감사원 정조준

불법퇴치본부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감사원 앞에서 '682억원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 국민감사청구를 골자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2026.09.12,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68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및 탈세 사건을 둘러싸고, 국가 조세망을 수호해야 할 국세청의 '고의적 수사 축소' 의혹이 감사원 국민감사청구로 번졌다. 무엇보다 의혹의 중심에 선 임광현 국세청장을 향해 시민사회의 칼끝이 정면으로 향하면서, 조세당국과 대형 신탁사 간의 권력 유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시민단체 불법퇴치본부(대표 정유경)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임광현 국세청장과 한국자산신탁을 정조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막대한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가 발행돼 자본 시장이 교란됐음에도, 과세당국이 미온적 대처와 꼬리 자르기로 일관하며 사건의 본질을 은폐하려 했다"고 맹비판했다.

불법퇴치본부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감사원 앞에서 '682억원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 국민감사청구를 골자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2026.09.12,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사건의 발단은 한국자산신탁이 383세대 규모의 신탁재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341억 원대 가공 분양수수료' 지급 의혹이다. 불법퇴치본부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자본금 1억 원에 불과한 특수목적법인(SPC)에 792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통매각했다. 해당 매수 법인은 도주한 피고인의 관련 법인인 이지파트너스가 매수 신청을 한 지 불과 사흘 만에 급조된, 이른바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단 한 푼의 현금 거래가 없었음에도 341억 원에 달하는 가짜 분양수수료가 지급된 것처럼 꾸며졌고, 허위 세금계산서가 버젓이 발행됐다는 것이 단체 측의 폭로다.

이러한 기형적인 짬짜미 거래는 서민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로 직결됐다. 전국 26개 신협이 해당 사업과 관련해 총 480억 원의 대출을 실행했으나, 정작 신탁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414억 원에 그쳤다. 이미 분양이 완료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가짜 분양용역 계약서를 작성해 담보 가치를 부풀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불법퇴치본부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감사원 앞에서 '682억원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과 관련, 국민감사청구를 골자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2026.09.12,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치명적인 대목은 조세 정의의 최후 보루여야 할 국세청의 '납득할 수 없는 침묵'이다. 부산지방국세청 탈세제보팀은 이미 2021년 해운대세무서 심문조사 등을 통해 해당 분양 대행 용역이 실체가 없으며, 관련 세금계산서 역시 가짜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내부 조사 과정에서 "끊어서는 안 되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원래대로 바로잡았다"는 증언까지 확보됐음에도 즉각적인 사법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사건을 이관받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 조치를 무려 2년여 동안이나 뭉갰다.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국세청의 핑계였으나, 불법퇴치본부는 이를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한국자산신탁을 비호하기 위한 고의적인 시간 끌기"로 규정했다. 거액의 탈세 정황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칼을 뽑지 않은 것은, 사실상 국가 조세 행정의 근간을 스스로 허문 행위라는 매서운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원내 민원접수처 입간판2026.09.12,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국세청이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허위 공문서'를 들이밀었다는 충격적인 의혹마저 불거졌다. 단체 측은 국세청장 명의로 언중위에 제출된 답변서에 341억 원 규모의 세금계산서에 부과되어야 할 부가가치세 31억 원이 불과 '1억 5000만 원'으로 둔갑해 대폭 축소 기재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국가 기관이 공식 문서를 위조해 진실을 덮으려 했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선 중대 범죄다.

한국자산신탁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봐주기식 감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 조사 결과, 대주주가 불법 고리대금업을 운영하고 임직원들에게 대출을 내주어 자녀 회사의 미분양 물량을 강제로 떠안게 하는 등 참담한 위법 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금감원이 지난 1월 내린 징계는 약관 신고 위반 등을 이유로 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정유경 불법퇴치본부 대표는 11일 기자회견에서 "68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짜 세금계산서 사건 이면에는 국세청과 한국자산신탁의 끈끈한 유착이 자리 잡고 있다"며 "감사원은 성역 없는 전면 감사를 통해 임광현 국세청장 체제에서 벌어진 고발 지연과 허위 공문서 제출 의혹의 윗선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성토했다.

거액의 허위 세금계산서 사건이 조세당국의 수뇌부와 대형 신탁사 간의 짬짜미 의혹으로 번지면서, 국가 사정기관의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