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김정은 회동 중재 나설 수도"…시진핑 방미 앞두고 관측 제기
지난 2019년 6월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남을 가졌다. / 사진 = 신화통신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재자로 나설 의사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북미 외교 재개 과정에서 능동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24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나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질 만한 신뢰성 있는 시도라면 어떤 것이든 지지할 방침이다. 이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서 주도적 위치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려면 상당한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외교·군사적 입지를 넓혀온 데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별다른 실질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불만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기에 앞서 대북 제재 완화와 더불어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측이 정상회담 추진에 나서기 전, 미국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제시할 수 있는지부터 파악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때에만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 APEC 회의 참석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특사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중순 선전과 항저우를 미리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준비 작업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외교 채널을 다시 가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 기간을 닷새로 축소한 이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언급했다. 연내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정상 간 소통설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이후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 김 위원장과 총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2019년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회담을 열었다.
같은 해 6월에는 판문점에서 세 번째로 마주했으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지역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중국은 과거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에서도 물밑에서 실무 지원을 담당한 전례가 있다.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는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 747 항공기를 김 위원장 측에 제공했고, 하노이 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중국 대륙을 통과하는 동안 경호와 물류 지원을 맡았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선전 APEC 정상회의가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면서 정작 미중 간 현안과 회담 성과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중국이 실제로 중재에 나설지 여부는 이달 예정된 시 주석의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