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못 맡는 사람, 편두통 위험 19% 높아…국내 340만명 추적 연구

조재훈 교수. (사진=건국대학교 제공) 2026.08.19,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편두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유행과 무관한 시기의 국내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두 질환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조재훈 교수 연구팀과 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340만여 명의 성인을 장기간 추적해 후각장애와 편두통 발생의 관계를 분석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대상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기존 편두통 진단자 등을 제외한 집단이다. 연구팀은 후각장애 진단을 받은 8270명과 후각장애가 없는 342만6923명 대조군을 나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편두통 발생 여부를 살폈다.

그 결과 후각장애군에서 편두통이 발생한 비율은 대조군보다 높았다. 연령과 성별을 비롯해 체질량지수, 흡연·음주·운동, 당뇨병과 고혈압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후각장애가 있는 사람의 편두통 발생 위험은 약 19%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후각을 담당하는 신경과 통증 및 감각 전달에 관여하는 삼차신경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후각 기능의 이상이 감각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편두통과 관련된 신경계 반응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감염으로 후각 상실과 두통이 함께 주목받기 이전부터 후각장애와 편두통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했는지를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 논문은 2026년 6월 국제학술지 《Headache》에 게재됐으며, 조 교수는 교신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만으로 후각장애가 편두통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두 질환 사이의 생물학적 연결고리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재훈 교수는 그동안 후각 기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건국대 의과대학에서 후각장애 및 후각 기능 평가 등을 연구해왔다. 

이번 연구는 후각장애를 단순히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신경계 건강과 함께 살펴볼 필요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