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거주 1주택 ‘실거주 인정’ 넓힌다…육아·돌봄도 예외 검토
오늘(25일)부터 비혼·저출생 해소를 위한 청약제도 개편안이 본격 시행된다. 사진은 거북섬 개발현장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분양 및 건설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03.24)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정부가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에 육아와 가족 돌봄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직장 발령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임대차계약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집에 거주하지 못한 경우까지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여당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정부의 세제개편안 보완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 사유에 육아와 가족 돌봄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세제개편안 보완에 나섰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두고 비거주가 불가피한 사정까지 일률적으로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축소된다.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공제 혜택을 줄여 투기적 보유를 억제하고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시가격 20억원인 주택을 예로 들면 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확대에 따라 과세 대상 금액이 기존 8억원에서 6억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낮아지면서 과세 대상 금액이 11억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집주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제 거주가 어려운 경우까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장 발령으로 다른 지역에 근무하거나 자녀 교육·육아, 부모 봉양 등을 위해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재건축·재개발이나 기존 임대차계약으로 당장 입주할 수 없는 경우에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밀양시청 민원실에 마련된 혼인·출생신고 기념 포토존에서 신혼부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실제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지난 4일부터 진행 중인 종부세 관련 입법예고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근무지 변경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공무원이나 장애가 있는 자녀의 교육, 부모 봉양 등을 이유로 집에 살지 못하는 경우를 실거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육아·양육이나 가족 돌봄, 리모델링 등으로 일시적으로 집을 비운 경우에도 거주기간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종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면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세입자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준 관련 입법예고에는 5786건의 국민 의견이 접수됐다. 소득세법 개정안 2700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646건까지 더하면 입법예고 9일 만에 9000건이 넘는 의견이 제시됐다.
여당에서도 보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세 부담을 높여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보다는 공급 확대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전월세와 매매가격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는 실거주를 하고 있는데 일시적 비거주가 생길 수 있다"며 일시적인 비거주에 대해서는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당정 협의 과정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 사유에 육아를 포함하는 방안을 정부에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입자가 있어 당장 입주하기 어렵거나 재건축 등으로 실제 거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외 인정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 역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전월세와 매매가격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전날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수준을 원상 복구하기보다는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현실에 맞게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 의견과 여당의 요구를 반영해 다음달 3일 국회 제출 전까지 세제개편안을 일부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육아·돌봄을 비롯해 임대차와 재건축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실거주 인정 예외에 추가하고 적용 요건도 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 제기된 국민 의견과 국회 논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요건을 포함해 다양한 보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주식시장 관련 세제 개편안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일반 ISA의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기존 혜택을 유지하는 방향의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납세자의 소명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의견을 수렴한 뒤 평가 기준과 적용 대상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