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괴롭힘 근절 나선 정부…‘태움’ 없는 의료현장 만든다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와 의료계가 병원 내 직장 괴롭힘을 근절하고 의료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 이른바 간호계의 '태움'을 비롯한 위계적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태조사와 현장 지원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13일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노사발전재단, 한국고용노동교육원과 '일하고 싶은 안전한 병원 만들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병원 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업무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종사자가 잇따르면서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 특성상 노동 강도와 책임이 높고, 종사자들이 지속적인 긴장과 심리적 부담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2024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에서 보건·복지 분야의 괴롭힘 경험률은 25%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서도 보건·복지 분야가 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보건의료 일터혁신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요 협력과제를 공동 추진한다. 추진 상황은 반기마다 점검하기로 했다.
우선 보건업 특성을 반영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지방 중소 병·의원의 괴롭힘 발생 현황과 피해자 지원제도, 구제방안 등을 살펴보고 의료계와 간호계 종사자들의 현장 의견도 수렴한다.
간호 인력에 대해서는 간호법에 따라 의료기관·직종·지역별 인력 현황과 업무 실태, 인권침해 여부, 간호인력 양성과 처우 개선 등에 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병원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현장 지원도 확대한다. 병원업에 특화한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을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대한병원협회가 추천한 병원에는 별도 심사 없이 진단과 컨설팅에 착수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조직문화 개선 분야에 대해서는 사업장 자부담도 면제한다.
특히 저연차 간호사를 대상으로 위계적인 조직문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맞춤형 특별진단을 실시한다.
병원 업무 특성을 반영한 괴롭힘 예방교육도 확대한다. 의료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 표준 매뉴얼을 마련하고 노사발전재단과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대한병원협회 등 관계기관이 현장 수요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의료종사자의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 등 근무여건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장 실태 파악부터 예방교육과 컨설팅, 신고·감독 대응까지 연계해 병원 내 괴롭힘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근무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