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폭염도 가뭄도 무릎 꿇렸다"…제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김용환 총지배인, '혼(魂)' 담은 현장 경영, KLPGA 빛내다

테디벨리 골프&리조트 상징물인 테디베어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한 김용환 총지배인. 사진=강병구 기자2026.08.08,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귀포시(제주)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잔디의 생명줄은 곧 '물'이다. 하지만 한 달 넘게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골프장에게 그곳은 지옥과 다름없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제주도는 비가 뚝 끊겼고, 타들어 가는 잔디 위로 8월의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겹치며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 펼쳐졌다. 6일부터 나흘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3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라는 큰 대회를 치러야 하는 서귀포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회장 김정수) 임직원들의 속도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영웅이 탄생하듯, 몇 년 새 가장 혹독했던 악조건 속에서도 테디밸리는 철저한 코스 관리와 전문적인 경영 전략으로 '기적'에 가까운 코스 컨디션을 선보여 골프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철저한 현장 중심 경영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 김용환 총지배인이 있다.

"잔디를 살려라"…밤낮 잊은 코스관리부의 눈물겨운 '총력전'

테디벨리 골프&리조트 안에서 포즈를 취한 김용환 총지배인. 사진=강병구 기자2026.08.08,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은 코스에 치명타였다. 더위에 강한 난지형 버뮤다그래스와 달리, 한지형인 벤트그래스는 극심한 고온 스트레스로 뿌리가 5~8cm(심하면 3~5cm)까지 급격히 짧아졌다. 수분과 양분 흡수 능력이 저하되고 피슘균, 탄저병, 블랙레이어 등 병해 발생 위험이 극도로 커진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때 김용환 총지배인과 코스관리부 직원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잔디 사수에 나섰다. 놀라운 것은 테디밸리가 수익의 지표인 '홀당 입장객 수'를 스스로 줄이면서까지 잔디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골프장 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원을 동원해 제주도의 물 사용 한도를 일시적으로 초과하면서까지 생명수를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

새벽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기온과 풍속이 낮은 점을 이용해 근권 8~12cm 깊이까지 물을 스며들게 하는 '심층 관수(1회 4~8mm, 2~4일 간격)'를 실시하여 뿌리 깊은 수분 흡수를 유도했다. 자외선이 최고조에 달하는 한낮에는 '시린징(잎과 표면을 순간적으로 적시는 작업)' 기법으로 증발산 냉각 효과를 유도, 엽온을 3~8도 낮추며 광합성 유지와 호흡 부담을 완화했다. 여기에 침투제 활용, 스파이킹, 무공 타인 작업 병행으로 토양 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틔워줬다.

특히 선수들이 걷는 페어웨이가 마치 '융단'처럼 완벽하게 관리된 이유는 제초제에 의존하는 대신 직원들이 직접 이종 잔디를 일일이 손으로 뽑아낸 땀과 정성 덕분이었다.

'전략기획통'의 뚝심, 박리다매 거부하고 '프리미엄'을 입히다

머큐어 앰버서더 호텔(우측)과 테디밸리 골프&리조트 클럽하우스(중앙), 그리고 코스 전경. 사진=강병구 기자(항공촬영)

2026.08.08,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최고를 향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의 운영 기조는 명확하다. 대중성을 앞세운 박리다매보다는 '최고를 지향하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고객을 무리하게 늘리는 대신 충성 고객에게 고품질의 서비스와 최상의 코스 상태를 제공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최근 일본 골프 투어의 가격 경쟁력과 저렴한 동남아 골프 상품의 공세로 제주도 골프장들이 가격 저항과 운영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 총지배인은 서비스 품질과 레스토랑의 요리 하나까지 영혼을 담는다는 철학으로 이 구조적 어려움을 정면 돌파 중이다.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한화그룹에서 골프장, 리조트, 관광 마케팅, 영업 등 뼈 굵은 실전 경험을 쌓은 그는 자타공인 '전략기획통'이다. 2021년 테디밸리로 합류한 이후 거시적 정책 수립부터 부서별 관리 감독, 고객 응대까지 그의 역할에는 한계가 없다.

출근 직후 업무 일지를 점검하고 부서를 도는 것은 기본이다. 폭염이나 가뭄 같은 비상시에는 즉각적인 대책을 지시하고, 가장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프런트 데스크 앞에서는 골퍼들을 직접 맞으며 '절대 친절'을 강조해 골프장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앞장선다. 대회 기간 바쁜 일정과 폭염 속에서도 선수가 라운드를 마치면 곧바로 카트를 몰고 나가 현장을 돌며 잔디를 점검하는 진정한 현장 경영자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테디밸리 골프&리조트는 물론 제주도 골프장이 다시 황금기를 맞기를 기대한다"는 김용환 총지배인. 그의 혼과 땀방울이 스며든 테디밸리의 푸른 잔디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결코 마르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