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올여름 네 번째 폭염에 비상 대응 강화
관광객들이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를 부치며 점심을 먹고 있다. 2026.08.02, 사진=신화사/서울뉴스통신,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이탈리아가 올여름 들어 네 번째 대형 폭염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섰고, 최고 단계 폭염 경보가 발령된 도시 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당국은 건강·산불·농업 피해 우려가 커지자 비상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 폭염은 3일(현지시간) 정점에 달했다. 보건부는 이날 감시 대상 27개 도시 가운데 25곳에 최고 경보 단계인 '레드 알림'을 발령했다.
경보 대상에는 로마, 밀라노, 피렌체, 볼로냐, 베네치아, 나폴리, 팔레르모 등 주요 도시가 포함됐다. 이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도 위험할 수 있는 기상 조건임을 뜻한다. 일부 내륙 지역은 기온이 40도를 웃돌았으며,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까지 더위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보건 당국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노약자 이웃과 친척의 안부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부는 27개 주요 도시 대상 폭염 속보를 매일 발표하는 한편, 국가 폭염 비상계획에 따라 지방정부·시민보호청과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도 커졌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와 최대 섬인 시칠리아·사르데냐가 우려 지역으로 꼽힌다.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식생 조건이 화재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면서 소방당국은 비상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지방 당국도 취약 지역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
폭염 여파는 공공 안전을 넘어 농업 부문까지 번지고 있다. 농민들은 지속되는 가뭄과 극한 고온으로 수확량이 줄고 관개용수 수요는 늘어나며, 가축이 심각한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서부 피에몬테 지역에서는 이례적 고온으로 포도 숙성이 앞당겨져 최근 몇 년 새 가장 이른 수확이 이뤄졌다.
이번 폭염은 이탈리아 최대 농업지대인 포강 유역의 가뭄도 심화시켰다. 포강유역관리청은 지속적인 고온과 강우 부족으로 유역 대부분이 스트레스 상태에 놓였으며, 하천 유량 저하로 관개에 차질이 빚어지고 북부 여러 지자체는 식수 공급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포강 삼각주의 염수 침투가 농지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롬바르디아 일부 지역에는 급수차가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투입됐다.
트렌토 대학의 대기물리학자 로렌초 조반니니는 이탈리아 ANS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별 폭염의 발생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후변화가 이런 현상을 더 길고 더 강렬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고온과 장기화하는 가뭄, 줄어드는 수자원이 점점 더 서로 얽힌 이탈리아 여름의 특징이 되고 있으며, 이것이 생태계와 농업, 공중보건에 갈수록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