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텀블러 가져오면 할인"…中, 전국으로 번지는 '친환경 소비' 열풍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중국 전역에서 ‘개인 컵(텀블러)’사용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아침 일찍 나가 커피를 사 오는 게 배달을 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특별한 느낌이 납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일을 시작한 선(沈) 씨의 말이다.
상하이 징안(靜安)구의 직장인 장(張) 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커피 한 잔당 5위안(약 1천70원)을 아낄 수 있다”면서 “일주일에 커피 한 잔을 무료로 마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텀블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할인 혜택’에 있다. 많은 커피 브랜드가 개인 컵 지참 고객에게 2~8위안(428~1천712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보호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중국 제품 전체 생애 주기 온실가스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 및 공중환경연구센터(IPE)에 따르면 텀블러를 한 번 사용할 때마다 약 40g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매일 사용하면 연간 감축량은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다.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고객에게 건네는 카페 직원. (사진=신화통신 제공)
텀블러 열풍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텀블러를 소개하거나, 친환경 실천 인증, 탄소 감축 기록을 공개하는 등 관련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와인 잔, 도자기 그릇, 보온병 등 다양한 개인 컵을 인증하는 게시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제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이 함께 ‘텀블러 캠페인’을 이끌어 나가는 추세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는 패스트푸드, 베이커리 등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식기를 직접 챙기고 친환경 가방을 사용하며 과대포장 상품을 거부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수저·포크 필요 없음’에 체크하고 쇼핑할 때는 포장재가 적은 제품을 우선 선택하며 외출할 때는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개인 컵이나 포장 용기를 가져온 고객에게 소소한 혜택을 주는 베이커리 매장도 생겨났다. 일부 패스트푸드 매장도 개인 용기를 가져온 고객에게 할인해 준다.
커피 브랜드들도 매장 내 다회용 컵 추가 비치, 재활용 체계 개선, 포장재 사용 축소 등 고객 서비스에 친환경 요소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메이퇀(美團), 다중뎬핑(大眾點評) 등 주요 생활 서비스 앱(APP)에는 ‘개인 컵’ 검색 기능이 도입됐다.
지난 7월 21일 베이징 산자메이위(山家美育)촌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는 젊은 직원. (사진=신화통신 제공)
“전 세계에서 매년 약 5천억 개의 일회용 컵이 사용됩니다. 이를 일렬로 이어 붙이면 달을 85번이나 왕복할 수 있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연에 유입돼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됩니다.” 중국 친환경 단체 바이퉈쑤푸(擺脫塑縛·Plastic Free China)의 천아이자(陳艾佳) 프로젝트 매니저의 설명이다.
상하이 텀블러 캠페인에서 시작된 친환경 소비 열풍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메이퇀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개인 컵 이용 가능’ 매장으로 표시된 곳은 1만7천 개 이상에 달한다. 그중 상하이는 2천200여 개로 전국 1위다.
이 밖에 다회용 컵도 음료 소비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개최된 커피 축제, 차(茶) 음료 축제에는 다회용 컵 대여 서비스가 도입됐다. 소비자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표준 규격의 다회용 컵을 대여해 사용한 후 따로 세척하지 않고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이제 상황상 개인 컵을 휴대하거나 세척하기 어려운 소비자들도 저탄소 실천에 쉽게 동참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