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브로드컴과 292조원 규모 AI 반도체 동맹… ‘종합반도체’ 역량 전면 배치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세이프 포럼 2026'이 열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6.07.01. nimini73@daum.net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오는 2030년까지 총 2000억달러(약 292조원)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5년간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를 중심으로 2,000억달러 이상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력 범위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2나노미터(㎚)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까지 포함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양산을 시작한 6세대 HBM인 HBM4와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HBM4E 등을 브로드컴의 AI 가속기 제품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브로드컴의 차세대 고속 데이터 통신용 반도체 등 주요 AI 칩에는 2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하고, 첨단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반도체 설계 초기 단계부터 공정 최적화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칩 생산과 패키징, 양산까지 전 과정을 연계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협력한다.
브로드컴은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맞춤형 AI 반도체(ASIC)를 설계하는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구글의 AI 가속기인 TPU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 빅테크들의 자체 AI 칩 도입이 확대되면서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확보할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 물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세이프 포럼 2026'에서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사진. 2026.07.01.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강점으로 내세워온 '원스톱 턴키 솔루션' 전략을 대형 글로벌 고객사와의 사업으로 본격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고객사가 제품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 양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공급망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기 생산 물량 확보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고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165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브로드컴과도 대규모 협력을 성사시키며 AI 반도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의 AI5·AI6 칩은 물론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및 AI 반도체 생산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구글과 앤트로픽 역시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 활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와 로직,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해왔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은 "AI 시대에는 메모리와 로직, 첨단 패키징이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중요하다"며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해 미래 AI 인프라 발전을 앞당기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삼성전자가 추진해온 원스톱 반도체 솔루션 전략을 글로벌 AI 시장에서 실질적인 대형 사업으로 연결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