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기로 홈플러스, 2000억 긴급자금 수혈 ‘청신호’… MBK 김병주 보증 결단에 협상 급물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정상화를 위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선다. (홈플러스 금천점_2026.03.0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파산 벼랑 끝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회생절차를 이어갈 극적인 마지막 불씨를 살려냈다. 그간 최대 걸림돌이었던 자금 보증 문제를 두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2000억 원 전액에 대한 개인 보증 의사를 전격 표명하면서, 파산 파국으로 치닫던 자금 조달 협상이 막판 반전에 성공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안을 상정해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법원은 즉시항고 기한인 20일 전까지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조달해 항고할 경우,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절차를 재개해 재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하지만 자금줄을 쥔 메리츠금융과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지원 조건과 보증 방식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기한 내 자금 마련이 무산돼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 ‘개인 보증’ 요구 수용한 김병주 회장… 메리츠금융 16일 이사회서 지원안 최종 심의

벼랑 끝 대치 국면의 판도를 바꾼 것은 자금 보증 조건을 둘러싼 최대주주의 막판 결단이었다. 고용노동부 주재로 MBK파트너스, 메리츠금융,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회동이 예정된 가운데, 메리츠금융 측은 지원금 2,000억 원 전액에 대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개인 보증이 선행된다면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최종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 회장이 전격적으로 보증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16일 예정된 메리츠금융 이사회에서 해당 지원안이 통과되면, 홈플러스는 이르면 당일 중으로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즉시 수혈받을 수 있게 된다.

정치권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홈플러스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한 2,000억 원 긴급 운영자금 조달 문제가 이르면 내일(16일) 해결될 것"이라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조 “정상화 첫걸음 환영”… 다만 메리츠 이사회 의결까지 사옥 앞 농성 지속

그간 고용 불안에 시달리던 홈플러스 노조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입장을 밝혔고, MBK와도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메리츠금융의 결단과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정상적으로 이행된다면 2,000억 원의 DIP 회생자금을 바탕으로 홈플러스의 조속한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환영했다.

노조 측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메리츠금융과 구체적인 DIP 지원 방안을 긴밀히 논의한 데 이어, 노·사·정 및 금융권이 함께하는 3자 회동을 주도적으로 제안해 협상의 물꼬를 텄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는 완전한 협상 타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16일 열리는 메리츠금융 이사회의 최종 승인이 회생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며 "이사회가 자금 지원을 최종 결의해 도장을 찍을 때까지 메리츠금융 사옥 앞에서 천막 투쟁과 농성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돈 들어와도 갈 길 멀다… 인수자 확보·체납 임금·납품 대금 등 과제 산더미

메리츠금융 이사회가 지원안을 승인하고 실제 자금 집행이 완료되면 홈플러스는 곧바로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해 멈춰 섰던 회생절차 톱니바퀴를 다시 돌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에 확보하는 2,000억 원은 파산을 막기 위한 긴급 산소호흡기이자 임시 유동성 지원(DIP) 성격이 강해 본질적인 체질 개선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지적이다. 법정관리가 극적으로 재개된다 하더라도 홈플러스 앞에는 넘어야 할 거대한 태산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우선 홈플러스를 최종 인수해 갈 원매자(인수자)를 조속히 확보해야 하며, 회생 절차 과정에서 누적된 임직원들의 체납 임금 해결과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자금난으로 인해 임시 휴업에 돌입했던 전국 주요 점포들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해 무너진 영업망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난제가 남아 있다.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홈플러스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홈플러스_2025.03.12)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