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4.9조… 당국, 만기연장 불허 등 ‘고강도 규제’ 만지작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점점 커지며 서울 아파트가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물 부족현상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60주 연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풍경)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과 갭투자 차단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고심 중인 가운데, 규제지역 내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정작 본인은 다른 곳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잔액이 5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다음 달 전세대출 규제 발표를 예고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 비율을 낮추거나 규제지역 비거주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에서 1주택자가 보유한 전세대출 잔액은 총 13조 2000억 원(계약 건수 8만 900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차주가 보유한 주택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지역별 주택 소재지를 보면 경기 5조 원(3만 3000건), 서울 3조 2000억 원(2만 건), 인천 1조 원(7000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12곳 등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차주의 전세대출 잔액은 4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사실상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형태를 취한 채 타지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비거주 차주들이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전세대출 규제 움직임에는 서민 금융 지원책으로 여겨지던 전세대출이 자본시장 유동성을 과도하게 부풀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정부의 강한 인식이 깔려 있다.

앞서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적인 대출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대한민국처럼 부동산 담보 대출이 많은 나라가 없다”며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규모를 명확히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세 제도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일종의 사금융”이라고 규정하며 “그동안 전세대출을 과도하게 허용해 준 것이 결과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린 주된 원인이 됐고, 이로 인해 전세사기라는 사회적 병폐까지 양산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공적 보증기관이 제공하는 현행 80% 수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보증 비율이 낮아지면 대출 부실 발생 시 은행이 떠안아야 할 위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전세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주(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오르고 전셋값은 0.32% 상승해 지난 2015년 10월 4주차(0.33%) 이후 10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은 서초구의 한 부동산. 서울뉴스통신 자료사진

현재 가장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대책은 규제지역 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전면 금지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마저 불허하는 방안이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대출 연장이 막힌 차주들은 규제지역 내 보유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 계약을 종료하고 본인 소유 주택으로 실거주 전환을 해야만 한다.

다만, 정부는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가 어려운 가구들을 구제하기 위한 예외 조항도 함께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모 봉양, 직장 이동, 지자체 간 발령, 질병 치료 등 정당한 사유로 인해 실거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증명될 경우에는 실수요자로 분류해 예외적으로 전세대출을 허용하는 보완책이 병행 수립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