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은 총재 "물가 안정 우선…적절한 시점에 금리 정상화 추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6.06.01. nimini73@daum.net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루기보다 적절한 시기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 총재는 12일 열린 한국은행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현재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물가 안정에 정책의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며 "시기를 놓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준금리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비교적 일관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들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통화정책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정정책이 보다 효과적으로 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역시 관련 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산업 간 성장 격차를 지목했다.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다른 분야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집값 상승 기대도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 상승 과정에서 차입 자금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불안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정부와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내재된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자금이 생산적인 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구조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환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화 국제화 정책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체계 정착과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해외 선물환 거래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