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짧아진 中 외식업계 사이클…가맹점 피해·배달 플랫폼 수수료 '이중고'
관광객들이 1월 29일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시 푸첸(鋪前)진의 한 매장에서 조박초(糟粕醋·전통 술지게미 식초) 훠궈를 맛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최근 중국 외식업계 전반에 걸쳐 개업과 폐업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요즘 ‘3개월 가게’가 늘고 있습니다.” 톈진(天津)시 난카이(南開)구의 한 상가에서 2년여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인은 주변 식당들이 개업할 때는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3개월에서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외식·숙박협회 책임자는 비즈니스 특화 및 고급 식당이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훠궈, 한식 등 외식 업종도 빠른 속도로 문을 닫고 있다.
훙찬(紅餐)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음식점의 평균 영업기간은 2015년 2.1년에서 2024년 16.9개월로 크게 단축됐다. 기존 매장의 폐업과 신규 브랜드·매장의 개업이 쉴 새 없이 맞물리며 외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신규 개업 매장은 약 716만 개, 폐업 매장은 약 654만 개에 달했다.
“외식업계 트렌드의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쉬안신(許安心) 푸젠(福建)성 외식업협회 부회장은 샤먼(廈門)·푸저우(福州)를 예로 들며 쓰촨(四川) 요리·후난(湖南) 요리가 대중화된 이후 윈난(雲南) 요리·구이저우(貴州) 요리 등 다양한 지역 요리가 잇따라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업계도 다원화되는 추세다.
외식업체 폐업이 속출하는 데는 가맹점 피해, 온라인 배달 플랫폼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때 1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했던 한 바비큐 프랜차이즈 매장 9곳은 이미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맹비로 18만 위안(약 3천870만원)을 냈고 인테리어 등 각종 비용을 합산하면 총 60만 위안(1억2천900만원)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개업한 지 두 달도 안 돼 폐업했습니다.” 한 가맹점주는 해당 브랜드가 온라인 홍보를 통해 여러 도시에서 빠르게 인기 맛집으로 떠올랐지만 막상 개업 후 경영 상황이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루 매출이 2천(43만원)~3천 위안(64만5천원)이었는데 일일 매장 운영비는 3천500위안(75만2천500원) 안팎이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배달 플랫폼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충칭(重慶)시 량장(兩江)신구의 한 음식점 대표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달 플랫폼 매출이 50만 위안(1억750만원)을 넘었지만 돈을 들여 트래픽을 확보해야만 주문이 들어오는 구조라며 “마케팅비·배송비·플랫폼 수수료 등을 합산하면 배달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라고 밝혔다.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의 한 외식 관리 회사 대표이사는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가 배달 매출의 20~30%에 달한다”며 “소규모 외식 체인 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요리사가 불 향 가득한 요리를 볶아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한편 이러한 상황과는 반대로 신선한 식재료를 앞세운 외식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쉬 부회장은 “‘괜찮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이 소비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격 대비 품질’을 추구하는 소비 수요가 외식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며 “업계 경쟁이 메뉴에서 공급사슬 효율과 원가 관리 역량으로 이동하는 수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