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주방엔 '식신' 마당엔 '스마트 집사'…中 스마트홈, 글로벌 시장 상위 싹쓸이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퇴근길 차 안에서 스마트 시스템으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미리 작동시키고, 맛있는 음식이 생각날 땐 인공지능(AI) 안경이 즉시 레시피를 알려준다. 로봇청소기는 알아서 집안 구석구석을 깔끔하게 청소해준다. 중국 내 스마트 홈퍼니싱이 점차 보급되면서 일상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의 유명 가전브랜드 라오반(老板)전기는 ‘식신(食神)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표했다. 이 모델은 냉장고 속 식재료를 파악해 최적의 레시피를 추천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주방 가전과 연동해 화력까지 자동으로 조절한다. AI 요리 안경을 착용하면 식재료와 조리 기구의 화력을 감지해 “소금을 넣으세요” “30초 후 뒤집으세요” 등 맞춤형 가이드를 눈앞에 띄워준다.
로봇청소기의 진화도 눈부시다. 로보락은 기존 제품의 한계였던 장애물 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청소기에게 ‘손’과 ‘발’을 달아줬다. 5축 접이식 로봇팔과 2륜 다리를 탑재한 신제품은 알고리즘과 AI 장애물 회피 기술을 기반으로 바닥의 물건을 직접 옮기거나 잡동사니를 정리하며 청소의 차원을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AI 가전 보급률은 50%를 넘어섰다. 그중 컬러 TV의 AI 보급률은 70%를 초과했으며 청소 가전과 세탁기 등의 품목도 절반 이상이 AI를 탑재했다. 이제 홈퍼니싱 업계에서 AI와의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중국산 스마트 홈퍼니싱 브랜드는 이제 내수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한 가전 매장 내 로봇청소기 전시구역에선 로보락, 주이미(追覓)테크 등 중국 브랜드가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등 가정용 스마트 기기를 구매할 때 중국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현지 소비자도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가정용 청소 로봇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1% 증가한 3천272만 대에 달했다. 그중 로봇청소기는 17.1% 확대된 2천412만4천 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세계 상위 5개 청소 로봇 제조사가 모두 로보락, 커워쓰(科沃斯), 주이미 등 중국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판매량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던 비결로 현지 맞춤형 혁신을 꼽았다.
서구권 주거 환경에 맞춰 스마트 잔디 깎기 로봇을 선보인 주이미가 대표적이다. 주이미의 잔디 깎기 로봇은 3D 라이다로 마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애물 300여 종을 식별하고 피하는 것은 물론, 낙엽 청소, 도구 정리, 바닥 청소 및 물 주기, 열매 수확 등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 정원 관리사’로 진화했다.
이러한 혁신 뒤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다. 로보락의 경우 지난해 1~3분기 회사의 R&D 투자액은 10억2천800만 위안(약 2천251억3천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56% 증가했다. 덕분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나타내는 연구개발 집약도가 8.52%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파종식’ 투자가 제품 세대교체와 기술 향상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