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위기 심화…중소·중견사 줄폐업에 유동성 경고등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수백 곳이 문을 닫는 등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20~100위권 중견 건설사들의 미청구 공사비와 공사 미수금은 지난해 9월 기준 약 8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공사 미수금은 1년 새 40% 이상 급증하며 자금 압박이 크게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누적되면서 공사 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000가구를 넘어서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 가운데 준공 이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약 3만 가구에 육박하며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남과 경북, 부산, 대구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쌓여 있는 상황이다.

건설 비용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최근 수개월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인건비 역시 꾸준히 오르면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폐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폐업한 건설업체는 800곳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현장에서는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금융권 대출에 의존한 운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위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설 산업이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간 협력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한 축이 흔들릴 경우 전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해소와 자금 지원 등 구조적 대응 없이는 연쇄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