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유가 대응 총력…유류세 인하 검토·최고가격제 시행 예고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 검토와 유가연동보조금 상향 등 민생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까지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경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충분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민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유가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화물차·버스·택시 등에 대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상향하겠다”며 “소상공인 경영안정바우처와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지원도 적극 확대하고 추가적인 지원책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위기 상황을 틈탄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금주 중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대상 유종과 가격 기준을 구체화해 국민에게 신속히 알리겠다”며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제정해 정유사와 주유소의 사재기나 판매 기피 행위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시장 불안을 이용한 가짜뉴스 유포와 시세 조종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 안정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기존에 마련된 100조원 규모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필요 시 확대하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협력해 긴급 바이백과 국고채 단순 매입 등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도 시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급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대체 수입선 확보와 원료 수급 안정 등을 위해 재정·금융 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208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는 등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고 차분하게 경제 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해 매주 개최하고,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도 차관급으로 격상해 경제 상황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 정세 관련 경제 분야 합동 비상 대응 방향을 비롯해 퇴직연금 노사정 공동선언 후속조치 방안,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 수립 현황과 향후 계획 등도 함께 논의됐다.
구 부총리는 “노사정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제도를 약 20년 만에 전면 개편하겠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방안을 7월까지 확정하고 연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영세기업과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 대책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인공지능(AI)과 탈탄소화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6월까지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인공지능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교육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의 고용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