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매물 확대…집값 급락은 제한적 관측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한 보완책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매물 출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단기간 가격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급격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오는 5월9일 예정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시한 내 매도 계약을 체결한 경우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기존 규제지역은 4개월, 신규 규제지역은 6개월 이내 잔금 및 등기까지 마치면 양도세를 감면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실질적인 매도 가능 기간을 넓힌 것이 핵심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계약 기준 완화로 매도 여유가 생기면서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상당량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절충적 보완책”이라며 “5월9일 이전까지 매물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선별적 거래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와 전입 요건을 일부 완화했다. 기존에는 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 시 4개월 내 전입신고와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있었으나, 임대 중인 주택은 기존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다. 2028년 2월11일까지 입주하면 되도록 완충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6개월 내 전입 의무도 완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갭투자 방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4월 중순까지 절세 목적의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며 “강남 등 핵심 지역에서도 매물 확대가 예상되지만, 매수 심리 둔화로 상승세는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실거주 의무 완화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 위원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면서 무주택자의 자금 운용 유연성을 높여 실수요 매수를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강력한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만큼 거래량이 급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은 “무주택자 중심 거래 유도 의도는 분명하지만, 금융 여건이 변수”라고 짚었다.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5월9일 이후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에 2주택 20%p, 3주택 30%p의 중과세율이 더해진다.

김 위원은 “상반기에는 절세 매물이 몰리며 단기 가격 안정이 가능하지만, 하반기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맞물릴 경우 수급 불균형이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위원도 “세 부담 증가로 장기 보유 전략 전환이 늘 경우 매물 잠김이 장기화되고, 핵심 지역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 위원은 “현장에서는 다주택자보다 고가 1주택자의 매도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5월9일 이후에도 매물 가뭄이 심화되지 않고 연말까지 일정 물량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완책이 다주택자에게는 퇴로를, 무주택자에게는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시장 방향은 금리와 대출 규제, 입주 물량 등 복합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