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정지 환자 AED 사용 기준 바뀐다…브래지어 제거 없이 적용 권고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신체 노출에 대한 우려로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률이 낮았던 여성 심정지 환자에 대해, 브래지어 등 속옷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AED를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 기준이 마련됐다. 여성 환자의 AED 접근성을 높여 심장정지 생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2020년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근거를 반영해 이뤄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여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브래지어를 풀거나 제거하지 않고 위치만 조정한 뒤 가슴 조직을 피해 AED 패드를 맨 가슴에 부착하도록 권고했다. 질병청은 “신체 노출과 접촉에 대한 부담으로 여성 환자에게 AED 적용이 지연되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본소생술 분야에서는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률 제고를 위해 119 구급상황(상담)요원이 신고자에게 AED 확보와 사용을 직접 지도하도록 제안했다. 심폐소생술의 기본 순서와 방법은 유지하되, 가슴압박 시 구조자의 주된 손이 아래로 향하도록 권고해 현장 수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소아 소생술 지침도 일부 변경됐다. 영아의 경우 기존에는 구조자 수에 따라 압박법이 달랐지만, 앞으로는 구조자 수와 관계없이 양손으로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사용하도록 통일했다.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 시에도 1세 미만 영아는 복부 압박을 하지 않고 △등 두드리기 5회 △가슴 밀어내기 5회를 교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익수로 인한 심장정지 환자에게는 인공호흡을 포함한 표준 심폐소생술을 권고하되, 일반인이 인공호흡에 익숙하지 않거나 꺼리는 경우에는 가슴압박소생술만 시행해도 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교육을 받은 일차반응자나 응급의료종사자는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전문소생술 영역에서는 엎드린 자세에서 심장정지가 발생한 환자에 대해, 기관내삽관이 돼 있고 즉시 자세 변경이 어렵다면 엎드린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심폐소생술로 자발순환회복이 되지 않는 성인 환자에게는 가능한 경우 체외순환 심폐소생술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심장정지 소생 후 치료 기준도 조정됐다. 자발순환회복 후 혼수 상태인 성인 환자에게 적용하는 목표체온유지치료의 권장 범위는 기존 32~36도에서 33~37.5도로 상향됐다.

교육 및 실행 분야에서는 비대면 교육보다는 강사 주도형 실습 교육을 강조하고, 가슴압박 위치·속도·깊이를 음성이나 메트로놈 등으로 피드백하는 장치 활용을 권장했다. 또 △가슴통증 환자 △급성 뇌졸중 의심 △천식 발작 △아나필락시스 △경련 발작 △쇼크 △실신 등을 심장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처치 분야로 새롭게 포함했다.

황성오 대한심폐소생협회 이사장은 “이번 개정은 과학적 근거와 전문가 합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실제 현장과 교육 과정에서 폭넓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일반인 심폐소생술 참여를 확대하고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현장과 교육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