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계엄” 주장 속 사형 구형…尹 비상계엄 재판 353일, 2월19일 선고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지 353일, 약 1년 만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1996년 전두환씨 이후 약 30년 만이다. 1심 선고는 오는 2월 19일 내려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약 17시간에 걸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형뿐이다. 특검은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았고,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한 책임이 중대하다”며 최고형 선고를 요청했다.
특검보는 구형 의견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으로 국회와 선관위 기능을 훼손하고 국민의 정치적 자유와 생명·신체의 자유를 위협했다”며 “내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독재와 권위주의에 맞서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 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 역사적으로 가장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용현 전 장관에게 무기징역,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 등 중형을 함께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 전반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해왔다. 그는 첫 공판에서 비상계엄을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라고 규정하며 군정 실시나 쿠데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의 ‘정치인 체포 지시’ 진술에 대해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재판은 순탄치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취소 후 재구속된 뒤 건강 문제와 공소 유지의 위법성을 이유로 16차례 연속 공판에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궐석 재판을 진행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출석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곽 전 사령관 신문 과정에서 직접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이 잇따랐다. 곽 전 사령관은 의원 체포 지시와 계엄 전 군 수뇌부 만찬에서의 강경 발언을 증언했고,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체포하라”, “불법이다”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선관위 장악과 서버 확보 지시를 받았다는 군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어지며 특검 주장에 힘이 실렸다.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통해 “거대 야당이 국회를 독재하고 국정을 마비시켜 나라가 망국의 위기에 처했다”며 “국민을 깨우기 위한 호소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 독재나 친위 쿠데타가 아니라 자유 주권과 헌정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며 선고기일을 2월 19일로 지정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내려질 1심 판단은 윤 전 대통령 개인의 형사 책임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에 대한 역사적 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