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적자 누적 속 인상 시점 고심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한국전력이 내년 1분기(1~3월) 적용 전기요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 연료비조정단가를 포함한 일반용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전기요금은 장기간 인상 없이 유지되는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22일 한전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단가는 직전 분기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을 반영해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현재는 허용 범위 상한선인 ‘+5원’이 적용 중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조정단가를 소폭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한전은 누적 부채가 200조원을 웃도는 재무 상황을 감안해 최대치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연료비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15개 분기 연속,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일반용 전기요금은 11개 분기 연속 동결된다.

전력당국은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설 명절을 앞둔 연초 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한전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73조7465억원, 영업이익 11조541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된 점도 즉각적인 요금 인상을 미룬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요금 동결이 이어지면서 한전의 재무 부담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전은 2021년 2분기 이후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발전 연료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 전력망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 수요도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 재원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송배전 투자비 증가 대응과 한전의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전기요금 인상의 근거는 충분하다”며 “산업용 요금이 상당 부분 인상된 만큼, 향후에는 주택용 요금 조정 논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 상승 부담과 2026년 지방선거 등 정치·경제적 변수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전기요금 인상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