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 지형도 바뀐다…청둥오리 줄고 가마우지는 급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한반도를 찾는 겨울 철새의 구성이 지난 27년간 뚜렷하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대표 종인 청둥오리는 감소한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도시 습지까지 서식 범위를 넓히며 급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19일 겨울철새의 장기적인 개체군 변동과 서식지 이용 변화를 종합 분석한 보고서 「한국의 월동 물새 27년의 변화와 보전 방안」을 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1999년부터 2025년까지 축적된 전국 동시 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기러기류·고니류·오리류 등 13개 분류군 43종의 개체군 증감과 분포 특성, 서식지 전환 경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국가 단위 통합 보고서다.

분석 결과, 논 재배 방식 변화와 하천 정비, 전국적인 습지 감소 등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수면성 오리류 개체군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는 약 34만 마리에서 14만 마리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흰뺨검둥오리 역시 10만 마리에서 9만 마리로 감소했다. 전통적인 농경지와 자연 습지에 의존해온 종일수록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부 종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개체 수를 빠르게 늘렸다. 물닭은 약 2000마리에서 4만 마리로 증가했고, 민물가마우지는 260마리에서 2만7000마리까지 급증했다. 이들 종은 대형 호수와 저수지, 도심 하천과 인공 습지 등으로 서식지를 확장하며 환경 변화에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민물가마우지는 도시 습지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겨울철 주요 종으로 자리 잡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보고서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대응, 환경영향평가, 국제 물새 개체군 추정 등 다양한 정책·학술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발간과 동시에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이번 분석은 우리나라 겨울 철새의 장기 생태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초 자료”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료 축적과 정밀한 조사·분석을 통해 변화하는 생태계에 대응한 보전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