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길막 상습범 과태료 최대 2배…내년 7월부터 최고 200만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환자의 골든타임을 위협하는 소방차·구급차 ‘길막’ 행위에 대한 과태료가 대폭 강화된다. 내년 7월부터 긴급자동차의 진로를 반복적으로 방해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소방차와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 출동을 방해한 차량에 대한 과태료를 위반 횟수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소방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현행 시행령에서는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과태료 상한이 100만원으로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방차나 구급차의 진로를 방해할 경우 1회 위반 시 100만원, 2회 150만원, 3회 이상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상습 위반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긴급 출동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은 2017년 개정된 소방기본법의 취지를 하위법령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법 개정으로 소방차·구급차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거나 끼어들기, 가로막기 등 출동을 방해한 경우 과태료를 최대 2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시행령이 정비되지 않아 실제 현장에서는 최고 100만원만 부과돼 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상습 위반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라며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구급·소방차의 진로를 방해해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41건으로, 모두 100만원이 부과됐다. 소방청은 이 같은 제재 수준으로는 반복 위반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긴급차량의 이동을 고의로 방해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20년 서울 강동구에서는 사설 구급차가 폐암 말기 환자를 이송하던 중 택시기사가 진로를 고의로 막아 이동이 10분 이상 지연됐고, 환자는 병원 도착 직후 숨졌다. 이 사건은 구급차 길막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2017년 법 개정 이후 시행령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법과 하위법령 간 정합성이 부족했다”며 “구급차와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상습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내년 1월 19일까지 입법예고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정 시행령은 내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