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위원장, OECD 경쟁위원회 부의장 선출…AI·기업결합·규제개선 논의 주도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의장단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의 공정 경쟁정책이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5일 주 위원장이 OECD 경쟁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OECD 경쟁위원회는 프랑스·미국·일본 등 주요국 경쟁당국 수장들이 참여하는 핵심 라인으로, 글로벌 경쟁정책 논의 방향과 의제를 주도하는 조직이다. 한국은 이번 선출로 경쟁정책 리더십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공정위 대표단은 지난 1~5일 회의 기간 동안 시장분석, 시정조치 설계, AI·금융시장 경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한국의 법 집행 및 정책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제3작업반 회의에서 소개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사례는 “협력적 집행(Collaborative Enforcement)”의 대표 사례로 호평받았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의 에비게일 슬레이터 차관보는 공정위와 국토교통부가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시정조치 이행을 공동 점검해 온 점에 주목하며 “국제적으로도 모범적”이라고 평가했다.

제2작업반 회의에서는 공정위가 맥주·소주 등 주류시장 분석을 토대로 규제를 개선하고 사후평가를 통해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한 경험이 소개됐다. 오스트리아 경쟁총국 나탈리 하스도르프 의장은 “규제 개선의 실제 효과를 수치로 입증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AI 인프라와 시장경쟁을 다룬 원탁회의에서는 공정위가 지난해 발간한 『생성형 AI와 경쟁』 정책보고서가 주요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됐다. 보고서는 AI 인프라 집중 구조, 클라우드 플랫폼 경쟁 구도, 대형 AI 기업의 수직통합에 따른 경쟁제한 가능성 등을 분석한 바 있다.

OECD 경쟁위원회 브누아 쾨레 의장은 “한국이 AI 인프라 경쟁구조에 대한 우려를 명확히 제기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류시장 AI 경쟁역학 원탁회의에서도 공정위의 분석이 주목을 받았다. 프레데릭 제니 의장은 보고서가 “AI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 이슈를 균형 있게 담았다”며 주요 시사점 설명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AI 인프라 기업의 수직통합이 하류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혁신효과를 저해하지 않기 위한 정책적 균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행 부문 건전성 규제와 경쟁’ 논의에서는 금융당국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중복 규제 부담을 완화한 사례가 소개됐다. 쾨레 의장은 공정위가 “건전성과 경쟁 촉진을 조화시킨 실효적 규제개선 모델”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주 위원장은 아시아·태평양 경쟁당국 고위급 회의에서도 기술탈취 근절, 플랫폼 불공정 관행 개선, 하도급 문제 해결을 위한 경쟁법 집행 강화를 소개하며 “건전한 경쟁환경이 위기 시 시장의 회복탄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OECD 회의를 통해 확인한 글로벌 경쟁정책 방향을 국내 제도·집행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AI·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경쟁정책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의 부의장 선출은 한국 경쟁당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는 물론, 글로벌 경쟁정책 논의에 한국적 경험이 본격 반영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