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임대시장 긴장…월세 전가 현실화 우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정부가 집값 안정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대통령실과 기재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결국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월세 인상 압박이 서민 주거비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삼프로TV에 출연해 “보유세가 낮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세제 개편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같은 달 미국을 방문 중이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보유 부담은 낮고 양도세 부담이 큰 한국 시장은 매물 잠김(lock-in) 효과가 심각하다”며 보유세 인상과 양도세 인하 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고위 당국자들이 잇달아 보유세 관련 언급을 이어가자 시장에서는 이를 정책 방향의 전조로 받아들이며 임대료 인상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월세 상승세는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2023년 10월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월세는 146만 원으로, 5년 전인 2020년 10월(112만 원) 대비 약 30% 가까이 상승했다.
월세 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1~10월 월세 계약은 약 47만6천 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의 약 24만 건보다 두 배에 달한다.
전세 수급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전세수급지수는 159.6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 물량 부족이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준다.
문제는 세금 인상이 이런 흐름에 더욱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세 전가 현상으로 인해 임대인이 늘어난 보유세를 임차인에게 넘기면서 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 오를 경우 전세 가격은 약 1~1.3%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세 부담이 곧바로 임대료에 반영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세제 방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KB부동산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으로 현금 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이 강하게 이뤄질 경우 반발이 클 수 있다”며
“보유세 인상은 취득세, 양도세 인하와 함께 이뤄져야 시장이 순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