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대리점 불공정 막는다…공정위, 표준계약서 제정해 투명 거래·권익 보호 강화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여행사와 대리점 간 거래에서 반복되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공정위는 20일 여행상품을 기획해 공급하는 여행사와 이를 위탁받아 판매하는 대리점 간 거래를 위한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여행업계 권익 보호와 거래 질서 개선을 위한 첫 공식 표준계약서 도입이다.
공정위는 2016년 대리점법 시행 이후 식음료·의류·통신 등 18개 업종에 대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왔으며, 엔데믹 이후 거래량이 급증한 여행업종을 지난해 실태조사 대상으로 포함해 업계 의견을 수렴한 끝에 이번 표준안을 확정했다.
신규 표준계약서는 총 21개 조항·68개 항으로 구성됐으며 △거래관계 투명성 △불공정 행위 예방 △대리점 영업 안정성 보장 등을 중심으로 규정을 세밀하게 정비했다.
먼저 거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여행상품 범위, 위탁업무 내용, 여행사와 대리점 각각의 의무를 명확히 규정했다. 특히 현지 행사 주관 등 대리점 업무 범위를 벗어난 여행사 소관 업무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여행사가 배상 책임을 지도록 명시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판매수수료는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수수료 구조와 지급 절차는 부속약정서를 통해 구체화하도록 했다. 다만 합리적 이유 없이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담지 못하도록 견제 장치를 두었다.
시설기준과 인테리어는 여행사가 정한 최소 기준을 따르되, 특정 업체 시공 강요는 금지했다. 또한 시공 후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재시공을 요청할 수 없도록 제한해 대리점의 비용 부담을 줄였다.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조항도 강화됐다. 여행사에 대해 △경제적 이익 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경영 간섭 △보복 조치 △대리점 단체 설립 방해 △허위·과장 정보 제공 등의 행위를 금지했다.
또한 수시로 부속약정서를 변경해 대리점에 불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이른바 ‘꼼수 계약 변경’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약정서 교부 후 2개월 이내에는 변경할 수 없도록 했다. 합리적 이유 없이 본 계약보다 불리한 내용 또한 부속약정서에 기재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대리점 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초 계약일로부터 2년 범위 내에서 계약 갱신 요청권을 인정했다. 계약 만료 60일 전까지 여행사가 갱신 거절 또는 조건 변경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종전 조건을 유지한 채 계약이 자동 연장되도록 했다.
계약 위반 등으로 중도 해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여행사는 최소 2회 이상 서면 통보를 통해 시정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즉시 해지 사유는 영업 폐지·부도·파산 등으로 제한된다.
공정위는 이번 표준계약서 마련 과정에서 주요 여행사와 관광협회 중앙회 등 업계 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도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준계약서가 업계 전반에 자리 잡으면 대리점 권익 보호와 분쟁 예방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여행사와 대리점 간 건전한 상생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도 새로운 업종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지속적으로 제정하고 기존 계약서 역시 업계 변화에 맞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