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불 대미 투자…비준 안 한다는 정부·여당, 후속 협상력 약화 우려엔 “오히려 위험”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와 여당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야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내부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라는 성격을 감안한 결정으로, 비준이 성립될 경우 한국만 국제법적 의무를 지게 돼 협상력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투자 규모는 정해졌지만 △원리금·이익 배분 방식 △환율 변동 시 투자액 조정 절차 △투자위원회·협의위원회의 실질적 권한 등 핵심 조항들이 미완인 만큼, 비준을 서두르면 향후 조정·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조약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행정적 합의에 비준을 부여하는 건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며 “비준이 되면 한국만 의무가 생기고, 향후 협상은 미국의 판단에 끌려다니는 형태가 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헌법 60조를 근거로 “국가 재정에 중대한 부담을 주는 3500억불 투자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비준보다 ‘대미투자협력특별법’ 제정 등 실질적 이행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현시점에서 비준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수익 배분 조정의 전제 조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준을 하면 향후 조정권을 잃는 결과가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MOU의 주요 골격은 합의했지만, 외환시장 불안 시 투자 규모 조정 기준, ‘상환 곤란’ 판단 시 배분 비율 변경 조건, 미국이 조정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의무 범위 등 핵심 세부 조항들은 후속 협의로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실은 “협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구속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야당이 제기하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한국의 국익을 보호하는 방향의 후속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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