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대장동 항소 포기’ 법무부 지시 의혹에 “다음에 말하겠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검찰 내부 갈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법무부의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노 대행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말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대행 판단이라는 기존 입장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도 별다른 언급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1심 선고 이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무죄 판결과 낮은 형량 선고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만큼, 법리적 검토를 위한 항소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형사소송법상 항소 시한은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로, 기한은 지난 7일이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이미 항소 결재를 마치고 법무부에 보고했지만, 이후 법무부 단계에서 항소 금지 방침이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대장동 사건 수사팀은 8일 입장문을 내고 “항소장 제출 시한이 임박하도록 어떠한 서면 지시도 없이 ‘기다리라’는 말만 듣다가, 자정 직전 항소 금지라는 전례 없는 지시를 받았다”며 “항소장이 물리적으로 제출 불가능해진 상황이 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강백신 부산고검 검사도 내부망에 글을 올려 “항소 판단 번복 경위에 대해 대검과 법무부 수뇌부가 국민과 검찰 구성원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 대행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대장동 사건은 일선청의 보고와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해 판결 취지·항소 기준·사건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는 검찰총장 대행인 제 책임 아래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 후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곧바로 “대검의 지시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은 다르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내부에서는 ‘법무부의 부당 개입’ 의혹과 함께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과 법무부 간 판단 불일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번 사안이 정권 초기 검찰 독립성 논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