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불법하도급 여전… 95곳서 262건 적발 ‘산재·체불 온상’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임금체불과 산업재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불법하도급이 여전히 건설현장 곳곳에서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의 합동 단속 결과, 전국 95개 건설현장에서 총 262건의 불법하도급이 적발됐다.
정부는 지난 8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50일간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국 1814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106개 업체가 적발돼 영업정지, 수사의뢰 등 행정조치를 받게 됐다.
유형별로는 △건설업 등록이 없거나 자격이 없는 업체에 하도급을 준 ‘무등록·무자격 하도급’이 141건, △무등록자나 발주자의 승낙 없이 공사를 재하도급한 ‘불법 재하도급’이 121건으로 조사됐다.
한 사례로, 한 철골공사업체는 원청으로부터 받은 공사를 건설업 등록이 없는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해 추락방지망 설치를 맡겼다가 적발됐다.
공공공사보다 민간공사에서 위법 사례가 훨씬 많았다. 공공현장 1228곳 중 16곳(적발률 1.3%)이 적발된 반면, 민간현장은 586곳 중 79곳(13.5%)에서 불법하도급이 확인됐다. 위반업체 중 원청이 27개사(25.5%), 하청이 79개사(74.7%)였다.
노동부는 별도로 체불 이력이 많은 현장과 중대재해 다발 건설현장 100곳(369개 업체)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171개 업체에서 총 9억9000만원 규모의 임금체불이 적발됐다. 일용직 근로자에게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작업팀장이 일괄 수령해 분배하는 관행도 확인됐다.
또한 산업안전 점검에서는 70개 업체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이 적발됐고, 이 중 9개 업체는 형사입건됐다.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안전표지 미부착 등 관리소홀로 64개 업체에는 총 1억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하도급 단속 적발률이 35.2%였던 데 비해 올해는 5.6%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불법하도급이 “산재와 임금체불의 근본 원인”이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은 위험을 다단계로 전가하는 구조”라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근로자 안전을 위협하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건설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불법하도급 단속을 상시화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