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향후 5년간 총 80조원 투입…생산적·포용금융 확대 나선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17조원의 투자규모는 지난 5년간 우리금융이 실행했던 투자실적 9조원의 2배 규모에 해당한다" "56조원이 투입되는 융자를 통해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향후 10%까지 성장시킬 것"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우리금융그룹은 향후 5년간 총 80조 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에 나선다”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10조원 참여 계획도 발표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9일 오전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최고경영자(CEO) 합동 브리핑'을 개최했다. 브리핑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보험(ABL) 곽희필, 저축은행 이석태, 자산운용 최승재, 벤처파트너스 김창규, PE 강신국 등 자회사 CEO가 참석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80조원 규모로 진행된다.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으로 구분해 실행키로 했다.
생산적 금융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을 비롯해 그룹 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제시한 이후 민간 첫 추진 사례다. 민간·국민기금 75조원의 약13%에 달하는 규모다.
그룹 자체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가지 방안으로 추진된다. 그룹공동투자펀드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자회사가 조성한 금액을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자회사가 운용주체로 나선다. 직·간접 투·융자, 민간 모(母)펀드 조성, 자(子)펀드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 방산과 같은 10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본여력을 확대해 첨단전략산업 기업에게 초기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기업공개(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으로 5년간 총 1조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기로 했다.
융자 56조원은 ▲K-테크(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K-테크 프로그램은 AI, 바이오, 방산 등 첨단전략산업 핵심 대표기업(대기업 등) 1사를 중심으로 중견, 중소·벤처기업까지 연결해 국내 산업의 'K-Tech 가치사슬(Value Chain)을 금융으로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배정된 16조원은 지방 우수기술기업 지원으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들에는 7조원이 지원된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고 우량 수출입 기업에는 외환 수수료 감면과 금리우대도 지원한다.
이러한 융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한 신상품도 잇달아 출시 중이다. 지난 6월 '우리 성장산업 수출입 패키지'와 9월 '우리지역 선도기업 대출'에 이어 은행권 처음으로 은행이 납부금 일부를 지원하는 '우리 상생 내일채움공제' 상품을 내놨다. 10월에는 '우리 벤처기업 성장대출' 출시가 예정돼 있다.
포용금융 7조원은 ▲서민금융대출 등 상생금융 확대(7조원)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등 소상공인 금융지원(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등 정부 연계사업(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는 11개까지 늘려 현장밀착형 대면 지원을 지속 강화하고,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금리우대도 계속 늘리기로 했다.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할 예정이다.
외부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게 0.3%포인트(p) 금리인하를 새로 적용한다. 기존 성실상환고객 중 은행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에게는 0.4%p, 8등급 이하에게는 1.5%p 금리인하 등으로 금융비용 경감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따라 우려되는 자본 안정성, 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 임대사업자 대출을 첨단전략산업 대출로 전환하는 등 자산을 리밸런싱할 방침이다.
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안정성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 12.5% 달성과 지난해 공시한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한다는 설명이다.
생산적 금융 전환, 투자 중심 금융지원을 위한 효율적 의사결정과 속도 향상,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위해 우리금융은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을 서두르기로 했다. AI 전환(AX) 우선 도입 예정인 190개 업무 중 생산적 금융과 관련된 50여 개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임종룡 회장이 주재하고 자회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가동한다. 성과 관리와 리스크 현황 점검을 진행하며 실질적인 목표 완수에 주력할 방침이다. 자회사별 성과평가에도 '생산적·포용금융' 배점을 최대 30% 비중으로 신설한다.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 여신 지원 시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우대를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업무에 대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생산적금융 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해 관련 유망분야 발굴과 산업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전 그룹 자회사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확장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기업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하고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구조를 첨단전략산업 중심의 기업금융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용금융은 지난 5년간 5조 수준이었으나 향후 7조원, 약 40%를 늘리는 것이다. 총 55만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직접적 혜택을 받게 돼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