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송노동자 “추석 연휴에도 0일 휴무…최소 3일 보장해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에도 쿠팡 배송노동자들은 단 하루의 휴식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동단체는 최소 3일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등 주요 택배사는 추석 연휴에 최소 3일 이상 휴무를 시행하지만 쿠팡은 ‘365일 로켓배송’을 내세워 연중무휴 배송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중현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쿠팡 노동자는 주·야간을 합해 전국 약 1만9000명에 달한다”며 “명절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하면 결국 1만9000세대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은 택배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이지만 대부분 노동자들은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버틴다. 그러나 쿠팡 노동자들은 명절 당일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친척조차 만나기 어렵다”며 “이는 플랫폼 착취가 만든 ‘21세기 디지털 실향민’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쿠팡에서 일한 뒤로 가족과 명절을 함께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내놓으며, “단 하루만이라도 가족과 명절을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소비자 단체도 힘을 보탰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소비자는 단순히 ‘빠른 배송’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전한 노동과 공정한 거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쿠팡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바라봤다. 박석운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2020~2021년 과로사로 26명이 희생된 뒤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으나 쿠팡은 이 합의에 불참했다”며 “불법·반칙·탈법으로 시장 1위를 차지한 쿠팡의 영업 방식이 결국 다른 택배사까지 ‘주 7일 배송’, ‘심야배송’을 따라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에 비유하며, “쿠팡의 무리한 영업 경쟁이 결국 업계 전체의 노동환경 악화를 불러오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추석에도 ‘365일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행보가 택배노동자들의 명절 휴식권 보장을 가로막으며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