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연차 두고 직장인 눈치싸움…"열흘 황금연휴 놓칠 수 없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로 이어지는 10월 초 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 사이에서 10일 하루를 두고 치열한 연차 ‘눈치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임시공휴일 지정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열흘짜리 황금연휴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연차 사용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10월 3일 개천절부터 9일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연휴에 10일 하루만 더 쉬면 11~12일 주말과 맞물려 최장 10일간의 휴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공휴일 지정과 관련한 요청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정부 역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히며 기대가 무산됐다. 이에 직장인들은 자율적으로 연차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일 연차 쓰면 열흘을 쉴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잇따르고, 실제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앱 이용자 6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3%가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를 쓰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눈치가 보여 연차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서울 초등학교의 88%가 추석 연휴 전후 재량휴업일을 지정해 휴교에 들어가지만, 학부모 직장인들은 여전히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민간기업은 아예 10일을 전사 단체휴무일로 지정해 직원들에게 ‘강제 연차’를 쓰게 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복지랍시고 강제로 연차 쓰게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우리 회사도 그렇다” “대기업들도 다 공지했다”는 댓글이 달리며 공감이 이어졌다. 결국 직장인들은 자율적 선택보다 회사 방침이나 조직 내 눈치에 따라 연휴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