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률 16개월째 하락…경기침체·구조적 요인 맞물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청년 취업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도 더 오랜 침체에 빠졌다.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낮아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5.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청년 고용률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4년 5월 이후 16개월째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51개월 연속 감소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코로나19 시기에도 12개월 연속 하락에 그쳤다는 점에서 이번 침체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정부는 경기 둔화와 함께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확대, 청년층의 지방 근무 기피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중시 경향이 채용시장 미스매치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고용률은 60세 이상 취업자가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청년층은 취업 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산업의 고용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정보통신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1만6000명 줄었고, 전문·과학 분야는 3만1000명 늘었으나 증가폭이 예년에 비해 둔화됐다. 반면 보건복지업은 30만4000명 늘며 전체 고용 증가를 견인했으나, 청년 고용과의 연결고리는 제한적이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도 제조업 자동화, IT 확산, 대학 진학률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청년 고용률 하락을 장기간 지속시킨 바 있다. 이번 상황 역시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력직 채용 확대와 청년층 선호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고용률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맞춤형 고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혁신경제와 AI 전환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통해 장기 미취업자를 집중 발굴·지원하고,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청년미래적금 정부 기여금을 두 배로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기재부는 “청년 고용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