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라탕 맛있어요!" 중국의 매력에 푹 빠진 몽골인들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정오 무렵 몽골 울란바토르 도심에 위치한 한 중국 라몐(拉麵, 면 요리의 일종)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식당은 지난해 문을 연 이후 울란바토르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식당 관계자는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울란바토르에서는 중국 음식점이 꾸준히 늘고 있다. 훠궈, 라면, 쓰촨 요리, 카오야(烤鴨·오리구이), 마라탕 등 중국 음식이 몽골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인기 메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울란바토르 거리에서는 중국산 위퉁(宇通)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600대의 위퉁버스가 울란바토르에서 운행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도시 대중교통의 핵심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의 겨울은 길고 매서워 겨울철 대중교통 운행에 큰 어려움을 준다. 이에 몽골에 공급된 위퉁버스는 제동 장치, 조작 시스템, 출입문 등 핵심 부품에 특수 구조 설계와 방한 조치를 더해 차량의 보온성과 내한성을 높여 혹한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버스뿐만 아니라 ‘메이드 인 차이나’ 신에너지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항 인근 도로에는 비야디(BYD), 창안(長安)자동차, 하푸(哈弗·HAVAL)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장이 밀집해 있다.

울란바토르의 한 고급 쇼핑몰 1층 로비에는 창안 신에너지차가 전시돼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량의 외관과 성능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울란바토르 교외의 초원 도로에서도 중국산 캠핑카를 쉽게 볼 수 있다.

펑쥔(馮俊) 몽골 중화총상회 부회장은 “중국 자동차는 몽골에서 중국 이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창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중국 콘텐츠 역시 몽골인들 사이서 인기다.

지난 4월 중국 영화 ‘너자(哪吒)2’가 울란바토르에서 개봉해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 몽골 대학생은 “중국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감동적일 줄 몰랐다”며 “영화 속 가족애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중국 드라마와 영화가 몽골의 TV 및 영상 플랫폼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랑야방(瑯琊榜)’, ‘환락송(歡樂頌)’ 등 작품은 팬덤을 형성할 정도다.

울란바토르의 한 서점에는 몽골 키릴 문자로 번역된 중국 작가 모옌(莫言)의 소설이 눈에 띄는 자리에 진열돼 있다. 치메드체예 몽골국립대학교 교수는 몽골에 중국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많다며 중국 현대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들이 더 많이 소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 몽골 양국의 문화 교류 행사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 울란바토르 중국문화센터에서는 칭하이(青海) 전통 수공예 전시회가 열려 많은 몽골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