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뚝’인데 대출금리는 ‘제자리’…커지는 은행 예대금리차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1년 새 3배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예금금리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금리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6월 기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1.4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0.51%)과 비교해 약 3배에 달하는 격차이며,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0.43%로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으나, 같은 해 10월부터 1%대를 넘기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들어 1.5%에 가까운 수준까지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추세의 배경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의 괴리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2.57%로, 전년 동기 대비 0.97%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주요 예금상품은 기본금리가 2% 안팎까지 내려갔고,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1%대 초저금리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연 4%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과 함께 가계대출이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대출 억제에 나섰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27일 발표된 가계대출 규제 이후에는 대출 축소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일 것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은행권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가산금리 인상 등 전방위적인 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더라도 대출금리 인하 속도는 더뎌질 가능성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는 변동할 수 있지만, 당분간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대출금리 하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