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대표 '노후 공업기지' 하얼빈, 디지털·스마트 전환으로 기지개 켠다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중국알루미늄그룹 동북경합금회사 주조공장에서 ‘녹색 혁명’이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주조공장에는 지난 1956년에 설치된 1만t(톤)급 수압기 옆에 ‘이웃’이 하나 더 생겼다. 세계 최초의 메가와트(MW)급 고온 초전도 유도가열 장치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알루미늄괴를 불과 10분 만에 500도까지 가열할 수 있다. 전통 기술로는 무려 9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전력 소비량 역시 53% 감소해 연간 40만㎾h(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동북경합금회사 정보화센터의 에너지관리시스템 전광판에는 에너지 소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올라와 소비 변동과 이상 손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사 관계자는 “시스템이 물·전기·가스 등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실시간으로 보고서를 생성한다”며 “혼자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어 일상 업무 강도가 현저히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전통 산업 기지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발전은 전통 산업의 전환 및 업그레이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하얼빈(哈爾濱)에는 동북경합금회사처럼 ‘노후 공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되찾은 기업들이 많다.
리원펑(李文峰) 하얼빈(哈爾濱)전기그룹 선전처 처장은 회사가 스마트 공장을 단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AI)+’ 활동에 적극 참여해 6개 디지털 작업장, 6개 디지털 생산라인 등을 구축했다며 올 상반기 설비 갱신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술, 효율, 신뢰성이 높은 설비의 대규모 응용을 강력히 추진했다는 평가다.
중국 변경의 작은 도시인 쑤이펀허(綏芬河)도 고급화, 스마트화, 친환경화 전환을 속속 도모하고 있다.
쑤이펀허 대자연목업회사의 정즈샹(鄭志祥) 공장 책임자는 생산라인의 완제품 마룻장을 들어 결함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디지털 생산은 인력보다 더 정교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적입니다.” 정 책임자는 생산라인을 가리키며 올해 하역이 필요한 곳에 로봇팔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자동화 장비를 꾸준히 추가해 왔으며 지난 2023년에는 재료 자동 투입 설비를, 2024년에는 자동 포장기를 도입했다.
류마오원(劉茂文) 쑤이펀허시 공업정보과학기술국 국장은 “쑤이펀허 대자연목업회사 등 주요 기업들이 디지털 작업장과 스마트 생산라인을 구축해 기업의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실현하고 있다”면서 우리 부서도 성(省)급 과학연구기관과 적극 연계해 ‘산학연용’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발전 수요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성과 전환과 전통 산업의 스마트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디지털 작업장과 스마트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의 디지털화는 점차 신형 산업화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헤이룽장성 공업정보화청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성 전체 규모 이상 공업 부가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제조업 기술 개조 투자는 65.5% 늘었고, 규모이상의 산업 전문화·정밀화·특화·신기술 ‘작은 거인’ 기업의 생산액은 9.8% 확대됐다.
롼윈샤오(欒雲霄)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보조연구원은 “현재 헤이룽장성은 ‘디지털 인텔리전스’ 기술로 녹색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비의 노후화와 비(非)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업종과 동력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이룽장성이 강력한 산업 기반과 인재, 풍부한 산업 유산 자원을 활용해 기존 자산을 활성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며 지역 진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