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반토막’… 대출규제 여파에 전세시장 ‘불안 조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올해 3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전 분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규제로 인해 매매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5680가구로, 지난 2분기(1만2224가구) 대비 53.5% 감소했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 역시 2만4462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공급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미 2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09% 상승했으며, 2023년 8월 이후 23개월 연속으로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의 20~30평대 아파트 전세가격은 2년 전보다 평균 6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6월 27일 발표된 부동산 대출규제 이후 전셋값 상승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KB부동산 주간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와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각각 0.09%씩 상승했으며, 7월 둘째 주에는 0.11%로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180건으로, 세 달 전(2만7499건)과 비교해 12.1% 감소한 상태다. 공급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매매를 유보하고 전세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KB부동산이 발표한 6월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21.7로, 지난해 8월(12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을 전망한 중개업소는 45.1%에 달한 반면, 하락을 예상한 곳은 2.9%에 불과했다.

부동산R114 백새롬 책임연구원은 “입주물량이 줄면서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전월세 매물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임대차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