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뒤 감염병 우려…식중독·모기 질환 ‘주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집중호우로 전국의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수해 지역에서의 감염병 발생 위험이 커지며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17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위생 수칙과 함께, 지자체에 감시 강화와 매개체 방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풍수해로 인한 감염병에는 오염된 물과 음식 섭취로 생기는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고인 물에서 번식하는 모기로 인해 발생하는 말라리아·일본뇌염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 오염된 물에 직접 접촉해 생기는 렙토스피라증이나 접촉성 피부염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하수 범람 등으로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살모넬라균 감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 장관감염증이 유행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청은 조리 전·후 및 식사 전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를 기본으로, 끓인 물과 익힌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설사나 구토 등 증상이 있는 사람은 조리에서 제외하고, 냉장이 유지되지 않았거나 오염된 음식은 즉시 폐기해야 한다.
또한 집중호우 이후 생긴 고인 물은 모기 번식의 온상이 되기 때문에 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도 커진다. 질병청은 고인 물 제거, 방충망 점검, 모기 기피제 사용(3~4시간 간격) 등의 모기 방제 수칙을 제시했다. 특히 야간 시간대(오후 10시~오전 4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렙토스피라증, 안과 감염병, 접촉성 피부염 등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렙토스피라증은 수해로 오염된 물이 상처 부위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침수 지역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방수 작업복과 장갑·장화를 착용하고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업 후에는 피부를 깨끗한 물로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청은 현재 하절기 비상방역체계를 유지하며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의 조기 인지 및 집단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 중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발열, 설사 등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보건소에 신속히 신고해주시길 바란다”며,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감염병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