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변수에 전력 수요 예측 ‘비상’…실제 총수요 원전 5~6기 차이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이례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되며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전력 당국의 예측과 실제 총수요 간 오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장 밖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며 수요 집계에서 누락되는 전력량이 커지고 있어 정확한 수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 전력 수요는 95.7GW(기가와트)로, 우리나라 전력 수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7월 초로는 이례적인 기록으로, 하루 전 93.4GW를 넘은 지 불과 하루 만에 기록이 다시 경신됐다. 기상청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예보하면서, 8월 중순경엔 지난해 최고치였던 97.1GW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력 당국은 최대 수요가 97.8GW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106.6GW의 공급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기준 전망상 예비력은 12.6GW, 최대 수요 기준으로도 8.8GW에 달해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력 수요 예측의 정확성이다. 현재 전력거래소는 시장 내 수요만을 기준으로 집계하고 있어, 1㎿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이나 자가용 태양광(BTM) 발전 등은 통계에서 빠지게 된다. 이들 비시장 전력은 한전과 직접 계약을 통해 운영되거나 자체 소비되기 때문에, 전력거래소의 실시간 수요 예측에서 제외된다.

전력거래소는 이들 비시장 전력을 추계한 총수요 수치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만, 해당 수치 역시 추정치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20일의 경우, 전력거래소는 최대 수요를 96.1GW로 집계했으나 실제 총수요는 103.6GW로, 오차가 7.5GW에 달했다. 이는 대형 원전 5~6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산업부는 이 같은 집계 한계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가발전은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통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예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실제 수요에 기반한 정밀한 예측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전력 수급 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