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구당 식품비 지출 역대 최고…물가 반영 실질 지출은 하락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식품비 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급등한 물가 탓에 실질 지출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간한 ‘2025년 1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는 87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27.7%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월평균 식품비는 70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식품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그보다 더 가팔랐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계임·정희주 연구원은 “명목 식품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가 요인을 고려하면 실질 구매력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지출이 각각 19만8000원, 2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외식비는 41만7000원으로, 2.5% 늘어나 전체 식품비 지출 중 47.5%를 차지했다. 가공식품은 30.0%, 신선식품은 22.5%로 각각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구성했다. 비중은 전년도와 동일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외식비와 가공식품 비중은 각각 0.5%포인트 증가했고, 신선식품은 1.0%포인트 감소했다.

가공식품 분류별로는 빵 및 떡류(31만7000원), 건강보조식품(29만5000원), 당류 및 과자류(28만8000원), 기타식품(27만5000원), 곡물가공품(21만4000원) 순으로 지출이 많았고, 순위는 전년과 동일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지출 격차도 컸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식품비 지출은 월평균 45만 원에 그쳤지만,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137만3000원을 기록해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는 소득에 따라 식품 선택의 폭과 질에 차이가 존재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