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무흐산 문서 컬렉션’…"7~8세기 중앙아시아 기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산하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중앙아시아 국제학술연구소와 공동으로 발굴한 ‘무흐산 문서 컬렉션’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결정을 통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고 30일 공식 발표했다.
무흐산 문서 컬렉션은 타지키스탄의 펜지켄트 지역에 위치한 무흐산에서 출토된 7~8세기 소그드(Sogd)인들의 문자와 문서 80점으로 구성된다. 이 기록물은 중앙아시아가 이슬람으로 전환되는 시기의 사회, 문화, 민족 구성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꼽힌다.
문서에는 당시 펜지켄트 통치자의 생활상, 여성의 사회적 역할, 일상생활뿐 아니라 외교 및 첩보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어, 민족적 다양성과 사회 활동상 연구에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한국의 국제기록유산센터가 중앙아시아 현지 연구기관과 맺은 2022년 협약의 결과로, 정부 주도가 아닌 비정부기관 간 국제협력 사례로는 국내 최초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일이다. 현재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총 570건 중 비정부기관이 주도한 등재는 단 13건에 불과하다.
이는 국가기관의 체계적인 지원 없이 등재 추진이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기록 관리가 미비한 국가들의 유산 보존과 세계적 가시성 확보에 큰 의미를 가진 성과로 평가된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우리나라가 설립한 국제기록유산 협력기관이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이끈 것은 기록 문화외교의 새로운 모범”이라며 “향후에도 국제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잠재적 기록유산이 발굴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