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금값…70만 원 시대 눈앞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국내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70만 원 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제 정세 불안과 금리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금에 몰린 투자 심리가 다시 채권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순금 1돈(3.75g)의 가격은 68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아침 68만2,000원으로 시작한 금값은 장중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한 달 전인 3월 22일 53만2,000원 대비 약 29.5% 오른 수치다. 특히 지난 17일 65만9,000원을 돌파한 이후로 순금 가격은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강도 높은 금리 인하 요구를 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금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을 ‘최악의 실패자’로 지목하고 금리 인하를 촉구한 발언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다"며, “이로 인해 미국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중국의 미 국채 매각 여부와는 별개로 금 가격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4분기에는 금값이 온스당 3,5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증권 김윤상 연구원도 “달러와 미 국채와 달리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금에 몰린 자금이 다시 미국 채권시장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대신증권 박현정 연구원은 "미중 무역 갈등 격화로 금 가격이 온스당 3,300달러를 돌파하며 고점을 형성했지만, 미국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4.8%까지 치솟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입지에 균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파월 의장의 금리 유연성 기대는 다소 약화됐지만, 달러 스와프 등을 통해 채권시장 기능 복원을 시도하고 있어 금에 머물던 투자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여지도 크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정치·경제적 변수들이 맞물리며 금 시장은 여전히 유동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유지할지, 아니면 다른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