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국자산신탁 임직원들 용역업체 거액 금품수수·사적 이익추구…기관경고·과태료 1억 7400만 원 철퇴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용역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한 한국자산신탁(KAIT)직원들에 대해 기관경고와 과태료 부과 및 비위 임직원들에게 면직 상당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신탁업계에 뿌리 깊게 박힌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와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금융당국이 엄중한 심판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한국자산신탁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1억 7400만 원의 과태료 부과를 최종 확정했다.
제재 대상에는 기관뿐만 아니라 전현직 임직원 6명이 포함되었으며, 특히 이미 퇴직한 임직원 4명에 대해서는 현직에 머물렀을 경우 면직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 사항이 있었다는 점을 명시해 통보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한국자산신탁 임직원들의 비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이고 대담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적발된 사례에 따르면 신탁 사업을 담당하던 직원 A씨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2020년부터 약 1년 3개월 동안 총 5500만 원의 금품을 직접 수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신탁업자가 업무와 관련해 어떠한 재산상 이익도 제공받아서는 안 된다는 자본시장법 제108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일부 임직원들은 본인들이 소유한 법인 계좌를 이용해 용역업체로부터 자금을 세탁해 받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직원 B씨와 C씨는 공동으로 담당하던 사업의 용역업체로부터 각자의 법인을 통해 1억 3400만 원씩, 총 2억 680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용역업체 선정 권한을 미끼로 업체와 유착하여 사실상의 뒷돈을 챙긴 셈이다.
갑질 행태를 통한 사익 편취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특정 사업 담당자인 D씨는 용역업체에 물자 공급업체를 추천해 주는 대가로 해당 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개인적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D씨는 2022년 한 해 동안 이 카드로 2800만 원을 결제하며 사적인 이익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행위도 적발됐다. 직원 E씨는 신탁 사업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해당 사업지 내 부동산을 선매입했다. 금융투자업자가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중대 위반 사항이다.
조직적 차원의 법규 준수 의무 태만도 확인됐다. 한국자산신탁은 대출의 중개 및 주선 업무를 영위하면서 금융위원회에 사전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회사는 2021년 2월 수탁한 신탁의 위탁자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주선 업무를 수행했으나 관련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불법적인 영업을 지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부동산 신탁사의 내부통제 실패를 강하게 질타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부동산 신탁업계에서 임직원들이 시행사에 고금리 대출을 해주거나 뒷돈을 받는 등의 불법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검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에도 사익 편취나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부동산 신탁업계에서는 이번 중징계 처분이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을 이끄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신탁 사업의 특성상 내부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시장 전체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